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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육에 민주시민교육이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

민주시민교육 포함은 시대적 요구

현 정부는 출범 후 통일교육을 평화·통일·민주시민교육으로 바꾸었고 이에 따라 ‘국립통일교육원’의 기관 명칭을 ‘국립평화통일민주교육원으로 바꾸었다. 통일부는 <2026 통일백서>를 통해 이런 변화를 “통일교육의 목표를 단순히 통일·북한 문제에 대한 지식 전달 차원을 넘어 한반도 평화공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국민인식 제고에 두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일교육에 민주시민교육이 포함되어야 하는 보다 구체적인 이유와 정당성 등에 대한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다.

 

이런 변화에 대해 찬성하는 주장이 있는 반면 반대하는 주장도 있다. 찬성하는 쪽은 현재 한반도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상황이 통일교육에 평화와 민주시민 의식 함양까지 포함해야 하는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말한다. 반면 반대하는 쪽은 통일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의 연관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민주시민교육 포함으로 인해 통일교육의 고유한 내용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민주시민교육이 포함됨으로써 ‘통일교육 지원법’이 통일교육으로 규정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민족 공동체의식 및 건전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룩하는 데 필요한 가치관과 태도를 기르도록 하기 위한 교육”이라는 목표까지 논쟁적으로 다뤄질 수 있는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통일 및 남북관계와 관련해 ‘반드시 필요한’ 가치관인 자유민주주의, 민족 공동체의식, 안보관 등이 민주시민교육을 명분으로 토론 가능한 주제가 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통일교육에 민주시민교육이 포함되는 것에 대한 지지 또는 우려의 표출은 통일, 남북관계, 대북정책 등에 대한 진보와 보수의 견해차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아직 통일교육에 민주시민교육을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지가 명확히 정리되거나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러므로 방향성과 내용이 명확해지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이와 관련한 토론 내지 논쟁이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 글에서는 통일교육에 민주시민교육이 포함돼야 할 몇 가지 이유를 언급하려고 한다.

 

우선 통일교육에 민주시민교육이 포함되는 건 시대적 요구로 볼 수 있다. 사회와 정치권의 턱없이 부족한 노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통일은 이제 대다수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진 주제다. 여러 통일의식조사는 과거와는 달리 통일 찬성과 반대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는 통일이 우리 사회 전체가 추구하는 절대적 가치, 방향성, 목표가 아님을 말해준다. 그럼에도 통일은 여전히 국가의 공식적이고 중요한 목표 중 하나고 이로 인해 국가 차원의 목표와 국민의 인식 사이에 심각한 차이와 모순이 존재한다.

 

이런 현실은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해준다. 하나는 국가의 공식적 목표라 할지라도 통일, 그리고 그와 관련된 여러 문제는 사회적 논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통일교육이 목표로 삼는 가치관과 태도의 교육조차 일방적으로 부과하거나 요구할 수 없으며 교육 과정에서는 참여자에게 새로운 분석과 접근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통일교육이 방식에 있어서 민주적 접근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하향식과 주입식에서 벗어나 보다 민주적인 상향식과 자기주도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국가가 통일을 중요한 사회적 목표로 계속 설정하고 실질적 정책의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국민을 설득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개방성과 포용성을 기반으로 모든 문제에 대한 민주적 접근과 논의를 독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통일교육에 민주시민교육이 포함되는 건 통일교육 실행의 구체적인 방식이 추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민주시민을 교육하는 방식을 통하지 않고서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은 물론 대다수 기성세대의 관심으로부터도 멀어지고 있는 통일 문제를 다루기 힘든 사회적, 시대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

 

민주시민 역량의 필요

민주시민교육이 포함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는 통일 문제를 이해하고 다루는 데 있어서, 나아가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 남북의 평화적 공존 등을 위해 민주시민 역량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일 및 남북관계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의견은 물론 이념 논쟁과 갈등까지 존재하고 이견의 충돌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견의 존재는 자연스럽지만 그로 인한 개인 및 집단 간 대결과 충돌 위험의 증가는 사회적으로 경계할 일이다. 이런 상황은 대화와 합의로 갈등을 완화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민주주의의 원칙적 접근과 민주시민 역량을 통해 다룰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통일교육은 통일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둘러싼 사회적 대립과 갈등에 대응할 민주시민 역량을 다룰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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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민주시민 역량은 대략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 번째 민주시민 역량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견을 나누고 합의를 만들어가는 역량이다. 통일, 남북문제, 대북정책 등과 관련해 이념 대결과 남남갈등이 존재하고 나아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견을 인정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민주시민 역량을 키울 수 있게 하는 건 통일교육에 포함되어야 할 중요한 내용이다. 이견의 인정과 토론, 나아가 합의 형성을 위한 민주적 절차의 필요를 인정하고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역량을 키우게 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두 번째 민주시민 역량은 국민의 안전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통일 및 남북관계 관련 정책을 감시하고 이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다. 특히 통일교육에서는 정권 교체에 따라 변하는 대북정책과 남북관계에 대한 비판적 토론과 개인 및 사회의 안전과 미래를 위한 정책적 일관성 필요 등을 다룸으로써 민주시민 역량과 역할을 강조하고 키우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세 번째 민주시민 역량은 남북갈등, 이념갈등, 남남갈등 완화에 기여하는 역량이다. 다양한 사회 갈등은 민주주의 사회에 자연스럽게 존재할 수 있지만 대결과 대립의 강화로 개인 및 집단 간 관계 파괴와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갈등은 완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갈등의 원인이 되는 이견을 대면하고 논의를 통해 갈등을 완화하는 사회 구성원의 역량이 필요하다. 이는 민주시민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이기도 하다. 통일, 남북문제와 관련해 존재하는 갈등과 관련해서도 이견의 존재를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공동의 기반을 만들고 필요한 사안의 경우 공동의 안전과 미래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민주시민 역량이 강화될 때 가능하다. 그러므로 통일교육에도 통일 및 남북관계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갈등을 대면하고 다루는 민주시민 역량을 키우는 접근이 포함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통일교육에 민주시민교육이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하나는 통일과 관련해 국민에게 요구되는 가치관과 태도는 일방적 접근과 부과를 통해 키워질 수 없고 다양성과 이견을 존중하는 민주시민 역량이 강화할 때 오히려 활발하게 논의되고 수용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통일교육에 민주시민 역량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구체적 방식이 적극적으로 결합되어야 할 필요를 확인해준다. 다른 하나는 통일 및 남북관계와 관련된 여러 현안과 문제를 다루기 위해 민주시민 역량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는 통일교육이 동시에 민주시민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되어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통일 논의는 활발하게 이뤄질 수도 통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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