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습, 교회의 세습
대형교회인 명성교회의 세습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명성교회는 공동의회에서 은퇴한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하기로 하고 김하나 목사가 재직하는 교회와 합병을 하기로 결정했다. 공동의회의 형식을 거쳤지만 당연히 김삼환 목사의 의지와 입김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공동의회 전에 김삼환 목사가 장년층보다 더 세습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청년들에게 세습을 정당화하는 설교까지 했다니 말이다. 기업이 하는 인수 합병을 교회도 하는 시대가 됐다. 물론 이것은 등록 교인이 10만 명이 넘는 명성교회를 김삼환 목사의 아들에게 세습시키기 위한 편법이다. 명성교회가 소속된 예장(통합)총회가 법으로 교회세습을 금지하고 있으니 다른 방법을 찾은 것이다. 뭐 그래도 세상 사람들은 그것이 세습이라는 것을 다 안다. 당사자인 김하나 목사는 청빙과 합병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진심인지 의심하고 있다.
교회 세습은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 한국교회의 부패 양상이다. 오죽하면 교단 총회가 세습방지법까지 통과시켰겠나. 그렇다면 왜 담임목사 직의 세습이 이뤄지는 것일가? 아마 처음에는 다른 직종에서 흔히 있는 것처럼 직업의 세습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아버지가 목사고 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들이(여자가 세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자연스럽게 신학을 공부해 목사가 되고 뭐 그런 것 말이다. 목사로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자식이 그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만큼 아버지가 자식에게 모범이 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런데 교회 세습으로 가면 문제가 달라진다. 교회를 세습하는 것은 직업의 세습이 아니라 자산, 직책, 권력을 통째로 물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의 자신의 소왕국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대학까지 나와도 밥벌어 먹기 힘든 세상에서 아들에게 꽃길을 깔아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노골적으로 아버지가 시무하는 교회를 물려받기 위해 신학교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어떤 변명을 늘어 놓아도 교회 세습은 왜곡된 아들 사랑과 자신이 개척하고 부흥시킨 교회를 계속 지배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종교인의 영성, 양심, 윤리를 저버린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교회를 교인 전체의 것이 아니라 담임목사 개인의 자산이나 시설로 생각하고 대대손손 물려주려는 행동에 불과하다. 이것은 교회를 신앙인의 공동체로 생각하고 목사는 신앙인들인 양떼를 인도하고 교육하는 영적 지도자 내지 안내자라는 전통적인 목회 담론을 부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교회 안의 사람이 아니라 그 교회를 지배할 수 있는 권력과 교회의 자산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포기할 수 없어 세습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습이 이뤄지는 교회라면 목사의 위치가 거의 절대적이고 때문에 목사의 의지와 영향력 또한 절대적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니 형식적으로 대다수 교인의 찬성에 의해 세습이 이뤄질 수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형식적 절차를 거쳤어도 교회의 세습은 사회 일반 상식에 비춰볼 때 절대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백번 양보해도 교회는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 청빙과 두 교회의 합병을 공동의회에서 70%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장로들은 “목사가 바뀐 뒤 교회가 파국으로 치달은 경우가 많아 세습이란 세상의 비판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총회법을 위반한 안건을 상정하고 그것을 결의했으니 결정은 유효하지 않고 어떤 변명도 정당화될 수 없다. 물론 그렇다고 총회가 강제력을 동원할 수도 없으니 명성교회는 조금 욕을 먹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가능성이 높다. 교인들은 세습을 시키든 합병을 하든 왜 '교회 밖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냐'고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교회는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교회는 사회적 배려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명성교회 같은 대형교회는 더욱 그렇다.
부와 권력의 세습
교회는 비영리법인으로 인정돼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 세제 혜택이 소득세, 상속세,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등 무려 19개 항목에 이른다고 한다. 영리가 아니라 공익에 기여한다는 이유에서고 우리사회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때문에 예배와 포교 시설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교회라는 종교시설과 목사라는 종교인이 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한다고 보는 사회적 정서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은 다른 종교에도 적용된다. 그래서 땅값 비싼 강남이나 명동 한복판에 널찍한 본당과 으리으리한 부대시설을 가지고 있어도, 그리고 목사가 받는 돈이 일 년에 몇 억원이 넘어도 교회는 세금 한푼 내지 않는다. 그런데 교회가 정말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지, 공익에 기여하는지, 그리고 예배와 포교활동만 하는지, 그리고 목사는 정말 사회에서 긍정적 역할을 하는지는 의문이다. 일부 예외가 아니라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요즘 교회들은 노골적으로 카페, 극장시설, 운동시설 등을 차려 수익사업을 한다. 다행히 사회의 비판이 커지면서 몇 년 전부터는 이익 창출을 하는 이런 시설에 대해 법원이 과세 결정을 내리고 있긴 하다. 그런데 세금을 내도 그런 시설이 다른 업체들과 정당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담장 안에 확보된 소비자인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독점사업이라면 그것 또한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비영리법인인 교회가 교회 주변의 다른 업체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영리사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공익에 기여하는지는 정말 의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교회는 공익에 관심조차 없는 것처럼 보인다. 선교를 위해 자선사업을 하기는 하지만 그건 철저히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오히려 교회의 존재는 교통체증, 주변환경 악화, 소음 문제 등을 일으키지만 그것을 개선하는 데는 거의 관심이 없다. 교회가 위치한 공동체와 주민들의 나은 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경우도 많지 않고 대부분 철저하게 선교와 관련돼 있다. 교회가 예배와 포교활동만 하는 것도 아니다. 최근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 집회에 교인들이 동원된 것으로 알 수 있듯이 교회는 세를 과시하고 그것을 통해 이익을 챙기려고 적극적으로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정치활동에도 참여한다. 또한 교회 내에서는 교회 밖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만들면서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민주시민이 아니라 철저히 자기 교회, 또는 기독교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적이고 비민주적인 교인을 길러내고 있다. 때문에 선거 때 기독교 또는 자기 교회의 이익을 보장해 줄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기도 한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 교회 세습을 통해 상식과 사회 정의에 어긋나는 일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지만 목사를 직업군의 하나로 본다면 교회 세습은 결국 다른 사람의 기회를 박탈하고 부패한 교회 구조와 자산의 사유화로 사회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일로 볼 수밖에 없다.
교회의 세습은 결국 부와 권력의 세습이다. 교회가 물질적 자산과 관련돼 있지 않다면, 그리고 세습을 받은 목사에게 물질적 보상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세습이 이뤄질리 만무하다. 대형교회 담임목사들은 일년에 수억 원씩을 교회 장부에 사용처도 기록하지 않고 쓸 수 있다고 하니 그런 꿀직책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을 것이다. 교인이 몇 백명만 되도 담임목사의 급료는 물론 목사와 가족의 생활을 위한 각종 지원도 안정적으로 보장되니 어느 직장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셈이다. 물론 절대 다수의 목사는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중노동에 시달리지만 말이다. 동시에 교회 세습은 교회와 교인을 지배하는 목사의 권력을 세습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리 아둥바둥 종교적인 것으로 치장해도 그것은 그냥 천박한 자본주의와 힘의 논리를 따라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행위에 불과하다. 사회적 배려로 존재하는 교회가 이렇게 사유화되고 세습까지 되는데, 그리고 공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데 계속 각종 세제 혜택을 누려도 되는지 의문이다. 종교시설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사회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철저히 자기 이익만 따지고 사회와 단절된 섬처럼 존재하는 이기적인 집단인데 말이다.
교회 세습 같은 일과 전혀 관계가 없는 대부분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억울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힘들게 교회를 유지하면서도 지역공동체와 사회 현안을 위해 일하는 경우도 많다고 얘기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교회가 자신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은 하지 않고 자기 성장과 이익, 또는 자기 친목에만 관심을 두면서 오히려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 양심적인 목사들과 나를 포함한 많은 기독교인들의 중론이다. 그러니 정말 교회라는 종교집단에 애정이 있다면 '제 식구 감싸기'처럼 잘못된 교회를 변명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개혁할 방법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교회와 기독교인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다.
직업의 세습, 교회의 세습
대형교회인 명성교회의 세습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명성교회는 공동의회에서 은퇴한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하기로 하고 김하나 목사가 재직하는 교회와 합병을 하기로 결정했다. 공동의회의 형식을 거쳤지만 당연히 김삼환 목사의 의지와 입김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공동의회 전에 김삼환 목사가 장년층보다 더 세습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청년들에게 세습을 정당화하는 설교까지 했다니 말이다. 기업이 하는 인수 합병을 교회도 하는 시대가 됐다. 물론 이것은 등록 교인이 10만 명이 넘는 명성교회를 김삼환 목사의 아들에게 세습시키기 위한 편법이다. 명성교회가 소속된 예장(통합)총회가 법으로 교회세습을 금지하고 있으니 다른 방법을 찾은 것이다. 뭐 그래도 세상 사람들은 그것이 세습이라는 것을 다 안다. 당사자인 김하나 목사는 청빙과 합병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진심인지 의심하고 있다.
교회 세습은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 한국교회의 부패 양상이다. 오죽하면 교단 총회가 세습방지법까지 통과시켰겠나. 그렇다면 왜 담임목사 직의 세습이 이뤄지는 것일가? 아마 처음에는 다른 직종에서 흔히 있는 것처럼 직업의 세습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아버지가 목사고 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들이(여자가 세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자연스럽게 신학을 공부해 목사가 되고 뭐 그런 것 말이다. 목사로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자식이 그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만큼 아버지가 자식에게 모범이 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런데 교회 세습으로 가면 문제가 달라진다. 교회를 세습하는 것은 직업의 세습이 아니라 자산, 직책, 권력을 통째로 물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의 자신의 소왕국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대학까지 나와도 밥벌어 먹기 힘든 세상에서 아들에게 꽃길을 깔아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노골적으로 아버지가 시무하는 교회를 물려받기 위해 신학교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어떤 변명을 늘어 놓아도 교회 세습은 왜곡된 아들 사랑과 자신이 개척하고 부흥시킨 교회를 계속 지배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종교인의 영성, 양심, 윤리를 저버린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교회를 교인 전체의 것이 아니라 담임목사 개인의 자산이나 시설로 생각하고 대대손손 물려주려는 행동에 불과하다. 이것은 교회를 신앙인의 공동체로 생각하고 목사는 신앙인들인 양떼를 인도하고 교육하는 영적 지도자 내지 안내자라는 전통적인 목회 담론을 부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교회 안의 사람이 아니라 그 교회를 지배할 수 있는 권력과 교회의 자산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포기할 수 없어 세습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습이 이뤄지는 교회라면 목사의 위치가 거의 절대적이고 때문에 목사의 의지와 영향력 또한 절대적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니 형식적으로 대다수 교인의 찬성에 의해 세습이 이뤄질 수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형식적 절차를 거쳤어도 교회의 세습은 사회 일반 상식에 비춰볼 때 절대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백번 양보해도 교회는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 청빙과 두 교회의 합병을 공동의회에서 70%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장로들은 “목사가 바뀐 뒤 교회가 파국으로 치달은 경우가 많아 세습이란 세상의 비판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총회법을 위반한 안건을 상정하고 그것을 결의했으니 결정은 유효하지 않고 어떤 변명도 정당화될 수 없다. 물론 그렇다고 총회가 강제력을 동원할 수도 없으니 명성교회는 조금 욕을 먹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가능성이 높다. 교인들은 세습을 시키든 합병을 하든 왜 '교회 밖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냐'고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교회는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교회는 사회적 배려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명성교회 같은 대형교회는 더욱 그렇다.
부와 권력의 세습
교회는 비영리법인으로 인정돼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 세제 혜택이 소득세, 상속세,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등 무려 19개 항목에 이른다고 한다. 영리가 아니라 공익에 기여한다는 이유에서고 우리사회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때문에 예배와 포교 시설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교회라는 종교시설과 목사라는 종교인이 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한다고 보는 사회적 정서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은 다른 종교에도 적용된다. 그래서 땅값 비싼 강남이나 명동 한복판에 널찍한 본당과 으리으리한 부대시설을 가지고 있어도, 그리고 목사가 받는 돈이 일 년에 몇 억원이 넘어도 교회는 세금 한푼 내지 않는다. 그런데 교회가 정말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지, 공익에 기여하는지, 그리고 예배와 포교활동만 하는지, 그리고 목사는 정말 사회에서 긍정적 역할을 하는지는 의문이다. 일부 예외가 아니라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요즘 교회들은 노골적으로 카페, 극장시설, 운동시설 등을 차려 수익사업을 한다. 다행히 사회의 비판이 커지면서 몇 년 전부터는 이익 창출을 하는 이런 시설에 대해 법원이 과세 결정을 내리고 있긴 하다. 그런데 세금을 내도 그런 시설이 다른 업체들과 정당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담장 안에 확보된 소비자인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독점사업이라면 그것 또한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비영리법인인 교회가 교회 주변의 다른 업체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영리사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공익에 기여하는지는 정말 의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교회는 공익에 관심조차 없는 것처럼 보인다. 선교를 위해 자선사업을 하기는 하지만 그건 철저히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오히려 교회의 존재는 교통체증, 주변환경 악화, 소음 문제 등을 일으키지만 그것을 개선하는 데는 거의 관심이 없다. 교회가 위치한 공동체와 주민들의 나은 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경우도 많지 않고 대부분 철저하게 선교와 관련돼 있다. 교회가 예배와 포교활동만 하는 것도 아니다. 최근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 집회에 교인들이 동원된 것으로 알 수 있듯이 교회는 세를 과시하고 그것을 통해 이익을 챙기려고 적극적으로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정치활동에도 참여한다. 또한 교회 내에서는 교회 밖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만들면서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민주시민이 아니라 철저히 자기 교회, 또는 기독교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적이고 비민주적인 교인을 길러내고 있다. 때문에 선거 때 기독교 또는 자기 교회의 이익을 보장해 줄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기도 한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 교회 세습을 통해 상식과 사회 정의에 어긋나는 일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지만 목사를 직업군의 하나로 본다면 교회 세습은 결국 다른 사람의 기회를 박탈하고 부패한 교회 구조와 자산의 사유화로 사회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일로 볼 수밖에 없다.
교회의 세습은 결국 부와 권력의 세습이다. 교회가 물질적 자산과 관련돼 있지 않다면, 그리고 세습을 받은 목사에게 물질적 보상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세습이 이뤄질리 만무하다. 대형교회 담임목사들은 일년에 수억 원씩을 교회 장부에 사용처도 기록하지 않고 쓸 수 있다고 하니 그런 꿀직책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을 것이다. 교인이 몇 백명만 되도 담임목사의 급료는 물론 목사와 가족의 생활을 위한 각종 지원도 안정적으로 보장되니 어느 직장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셈이다. 물론 절대 다수의 목사는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중노동에 시달리지만 말이다. 동시에 교회 세습은 교회와 교인을 지배하는 목사의 권력을 세습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리 아둥바둥 종교적인 것으로 치장해도 그것은 그냥 천박한 자본주의와 힘의 논리를 따라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행위에 불과하다. 사회적 배려로 존재하는 교회가 이렇게 사유화되고 세습까지 되는데, 그리고 공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데 계속 각종 세제 혜택을 누려도 되는지 의문이다. 종교시설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사회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철저히 자기 이익만 따지고 사회와 단절된 섬처럼 존재하는 이기적인 집단인데 말이다.
교회 세습 같은 일과 전혀 관계가 없는 대부분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억울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힘들게 교회를 유지하면서도 지역공동체와 사회 현안을 위해 일하는 경우도 많다고 얘기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교회가 자신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은 하지 않고 자기 성장과 이익, 또는 자기 친목에만 관심을 두면서 오히려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 양심적인 목사들과 나를 포함한 많은 기독교인들의 중론이다. 그러니 정말 교회라는 종교집단에 애정이 있다면 '제 식구 감싸기'처럼 잘못된 교회를 변명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개혁할 방법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교회와 기독교인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