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못 따라가는 최저임금 인상률
해마다 5-6월이 되면 최저임금위원회 소식이 핫한 뉴스가 되곤 한다. 위원회 결정에 따라 다음 해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이 결정되니 그럴 만도 하다. 최저임금제는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려고 마련된 제도다. 또한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임금 격차 완화를 통해 소득 분배 개선 효과를 내기 위해 고안된 제도기도 하다. 여러 목표와 기대되는 효과가 있지만 최저임금제의 핵심은 노동자가 노동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노동자들의 기대를 충족하는 수준으로 인상된 적은 거의 없다. 오히려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키고 있다. 이는 노동자들이 노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간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연간 물가상승률은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 2024년 2.3%, 2025년 2.1%였다. 이를 반영해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2년 5.1%, 2023년 5.0%, 2024년 2.5%, 2025년 1.7%, 2026년 2.9%였다. 물가상승률을 웃돈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2년과 2026년 두 번 뿐이었다. 그나마 2022년의 5.1% 인상은 2021년 물가상승률이 2.5%인 점을 감안하면 봐줄만 했지만 2026년의 2.9% 인상은 그간 축적된 낮은 인상률을 감안하면 무의미한 것이었다.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꾸준히 감소했다. 이는 일하는 노동자들이 삶의 안정은 고사하고 일할수록 부가 감소하고 나아가 가난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진 출처: 최저임금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가 구성되고 최저임금 협상이 진행되는 4월에서 6월 기간에는 노동계와 경영계의 첨예한 협상과 인상률을 둘러싼 언론 플레이가 성행한다. 노동계는 적어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인상률을 요구하고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높아지면 산업계와 중소업자들이 힘들고 그것이 결국 경제성장도 어렵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우선 ‘임금 동결’을 주장하곤 한다. 올해도 경영계는 임금 동결 내지 소폭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동결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고 애초 기싸움을 위한 것이지만 그래도 이런 주장은 경영계의 윤리적 문제와 노동 및 노동자를 보는 천박한 자본주의적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는 사실상 노동자를 ‘착취’해 기업이나 사업체를 운영하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겠다는 것이니 말이다. 특히 과거에도 그랬지만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올해는 또다시 전쟁의 여파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3.1% 올라서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이 3%로 올라섰다. 수입 물가 또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20%를 넘어섰다. 특히 5월 수입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8%난 올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컸던 2022년 7월(25.6%) 이후 가장 높았다. 전쟁이 끝났으니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6월 17일 한국은행은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가 경험으로 알 듯 한번 올라간 물가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국 최저임금 인상, 특히 그동안 억제된 것까지 포함해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은 노동자 삶의 개선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
유럽연합 국가들의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
한국이 이렇게 최저임금을 짜게 인상할 때 유럽 국가들은 높은 인상을 해왔다. 2023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면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인 국가는 라트비아로 거의 25%를 인상했고 독일은 22%를 인상했다. 그 외 5개 국가가 15% 이상, 4개 국가가 10% 이상을 인상했다. 2024년에는 폴란드가 21.5%, 크로아티아와 불가리아가 20%, 루마니아가 10% 등의 인상률을 보였고 사이프러스, 6.4%, 스페인 5%, 독일 3.4% 등의 인상률을 보였다. 2025년에는 루마니아 23%, 크로아티아와 불가리아 15%, 폴란드 10% 등의 인상률을 보였다. 2026년에는 슬로베니아 16%, 불가리아 12.6% 독일 8.4%, 폴란드 3% 등의 인상률을 보였다.
각 연도의 인상률은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유럽 국가들이 최저임금을 때로 대폭 올리면서 물가 인상이 노동자들의 생계와 삶에 위협이 되지 않게 관리해 왔다는 점이다. 또 다른 점은 인상률이 우리와 비교하면 매우 높고 한번 높게 인상했다고 다음 해에 동결시키거나 인상률을 대폭 낮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부터 가파르게 오른 물가상승률에 맞춰 최저임금도 인상했다는 점이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률을 우리 상황에 단순하게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국가마다 물가 수준이나 최저임금 인상 이전 임금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목할 건 우선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 국가들이 거의 비슷하게 급격한 물가 상승을 겪었고 우리의 물가상승률도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임금 수준에 대한 건 몇 년 동안 꾸준히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인 유럽 국가들의 2026년 최저임금을 우리의 것과 비교하면 명확해진다.
2026년 유럽 국가들의 월 최저임금은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몇 년 동안 꾸준히 올렸지만 우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고려할 점은 이들 국가들의 물가 수준이 우리보다 낮다는 점이다. 우리가 비교할 국가들은 우리와 경제 수준이 비슷하거나 좀 높은 서유럽 국가들인데 2026년 이 국가들의 월 최저임금은 우리의 월 최저임금인 215만 6,880원보다 훨씬 높다. 정확한 금액을 보면 프랑스 1,823유로(약 319만원/1유로 1,750원 기준), 벨기에 2,112유로(약 370만원), 네덜란드 2,295유로(약 401만원), 독일 2,343유로(약 410만원), 아일랜드 2,391유로(약 418만원) 등이다. 이 국가들의 물가가 우리보다 훨씬 높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식품 물가에 있어서는 이 국가들의 물가가 우리와 비슷하거나 어떤 것들은 싸기도 하다. 이는 우리의 물가가 임금 수준에 비해 매우 높고 임금은 먹고 살기도 힘들 정도로 낮다는 점을 잘 말해준다.
낮은 최저임금은 명확한 구조적 폭력 사례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계속 바닥을 기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률 문제를 언급하는 이유는 이를 단순히 많은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볼 게 아니라 사회 구조에 의해 가해지는 폭력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지속해 온 현재의 최저임금제를 구조적 폭력의 시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구조적 폭력의 개념을 고안한 요한 갈퉁은 구조적 폭력은 사회 구조를 통해 가해지며 사회적 승자(topdog)의 패자(underdog)에 대한 착취를 통해 나타난다고 언급했다. 그 결과 패자, 다시 말해 폭력의 피해자는 당장 죽음에 이르는 건 아니지만 고통과 질병 등에 시달리고 궁극적으로 수명 단축 등을 경험한다고 주장했다. 법과 제도를 통해 부과되고 지금까지 노동자의 이익보다 기업의 이익을 우선 고려해 온 최저임금제는 이런 설명에 너무 잘 들어맞는다.
구조적 폭력의 설명에서 중요한 점은 많은 사람이 법, 제도, 규제 등을 통해 가하지는 구조적 폭력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그 결과 이를 감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구조적 폭력은 사회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으로 인정되거나 나아가 불가피한 것으로 수용된다. 이 또한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대우와 노동자의 최소한의 삶의 질 보장을 위해 고안됐지만 사실은 적절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노동자의 삶을 위협하는 폭력의 도구가 된 최저임금제의 문제를 잘 설명해준다.
민주주의 국가들이 최저임금제를 실행하고, 나아가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경제 발전의 혜택을 누리고 자본주의 심화로 나타난 극심한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우리가 최저임금제를 실행하는 이유도 이런 목적과 방향에서 어긋나지 않는다. 이런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은 상대적 약자의 이익이 아닌 상대적 강자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구조적 폭력의 도구가 된 최저임금제를 바꿔야 할 가장 큰 이유가 된다. 민주주의 사회도, 평화로운 사회도 누군가를 위해 고안된 법, 제도, 규제 등이 애초의 목적에서 벗어나 폭력적이 됐을 때 이를 얼마나 빨리, 잘 감지하고 개선하는지에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노동자에게 폭력이 된 현재의 최저임금제는 강력한 감시와 개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물가상승률 못 따라가는 최저임금 인상률
해마다 5-6월이 되면 최저임금위원회 소식이 핫한 뉴스가 되곤 한다. 위원회 결정에 따라 다음 해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이 결정되니 그럴 만도 하다. 최저임금제는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려고 마련된 제도다. 또한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임금 격차 완화를 통해 소득 분배 개선 효과를 내기 위해 고안된 제도기도 하다. 여러 목표와 기대되는 효과가 있지만 최저임금제의 핵심은 노동자가 노동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노동자들의 기대를 충족하는 수준으로 인상된 적은 거의 없다. 오히려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키고 있다. 이는 노동자들이 노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간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연간 물가상승률은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 2024년 2.3%, 2025년 2.1%였다. 이를 반영해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2년 5.1%, 2023년 5.0%, 2024년 2.5%, 2025년 1.7%, 2026년 2.9%였다. 물가상승률을 웃돈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2년과 2026년 두 번 뿐이었다. 그나마 2022년의 5.1% 인상은 2021년 물가상승률이 2.5%인 점을 감안하면 봐줄만 했지만 2026년의 2.9% 인상은 그간 축적된 낮은 인상률을 감안하면 무의미한 것이었다.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꾸준히 감소했다. 이는 일하는 노동자들이 삶의 안정은 고사하고 일할수록 부가 감소하고 나아가 가난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진 출처: 최저임금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가 구성되고 최저임금 협상이 진행되는 4월에서 6월 기간에는 노동계와 경영계의 첨예한 협상과 인상률을 둘러싼 언론 플레이가 성행한다. 노동계는 적어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인상률을 요구하고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높아지면 산업계와 중소업자들이 힘들고 그것이 결국 경제성장도 어렵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우선 ‘임금 동결’을 주장하곤 한다. 올해도 경영계는 임금 동결 내지 소폭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동결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고 애초 기싸움을 위한 것이지만 그래도 이런 주장은 경영계의 윤리적 문제와 노동 및 노동자를 보는 천박한 자본주의적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는 사실상 노동자를 ‘착취’해 기업이나 사업체를 운영하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겠다는 것이니 말이다. 특히 과거에도 그랬지만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올해는 또다시 전쟁의 여파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3.1% 올라서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이 3%로 올라섰다. 수입 물가 또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20%를 넘어섰다. 특히 5월 수입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8%난 올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컸던 2022년 7월(25.6%) 이후 가장 높았다. 전쟁이 끝났으니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6월 17일 한국은행은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가 경험으로 알 듯 한번 올라간 물가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국 최저임금 인상, 특히 그동안 억제된 것까지 포함해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은 노동자 삶의 개선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
유럽연합 국가들의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
한국이 이렇게 최저임금을 짜게 인상할 때 유럽 국가들은 높은 인상을 해왔다. 2023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면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인 국가는 라트비아로 거의 25%를 인상했고 독일은 22%를 인상했다. 그 외 5개 국가가 15% 이상, 4개 국가가 10% 이상을 인상했다. 2024년에는 폴란드가 21.5%, 크로아티아와 불가리아가 20%, 루마니아가 10% 등의 인상률을 보였고 사이프러스, 6.4%, 스페인 5%, 독일 3.4% 등의 인상률을 보였다. 2025년에는 루마니아 23%, 크로아티아와 불가리아 15%, 폴란드 10% 등의 인상률을 보였다. 2026년에는 슬로베니아 16%, 불가리아 12.6% 독일 8.4%, 폴란드 3% 등의 인상률을 보였다.
각 연도의 인상률은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유럽 국가들이 최저임금을 때로 대폭 올리면서 물가 인상이 노동자들의 생계와 삶에 위협이 되지 않게 관리해 왔다는 점이다. 또 다른 점은 인상률이 우리와 비교하면 매우 높고 한번 높게 인상했다고 다음 해에 동결시키거나 인상률을 대폭 낮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부터 가파르게 오른 물가상승률에 맞춰 최저임금도 인상했다는 점이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률을 우리 상황에 단순하게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국가마다 물가 수준이나 최저임금 인상 이전 임금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목할 건 우선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 국가들이 거의 비슷하게 급격한 물가 상승을 겪었고 우리의 물가상승률도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임금 수준에 대한 건 몇 년 동안 꾸준히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인 유럽 국가들의 2026년 최저임금을 우리의 것과 비교하면 명확해진다.
2026년 유럽 국가들의 월 최저임금은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몇 년 동안 꾸준히 올렸지만 우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고려할 점은 이들 국가들의 물가 수준이 우리보다 낮다는 점이다. 우리가 비교할 국가들은 우리와 경제 수준이 비슷하거나 좀 높은 서유럽 국가들인데 2026년 이 국가들의 월 최저임금은 우리의 월 최저임금인 215만 6,880원보다 훨씬 높다. 정확한 금액을 보면 프랑스 1,823유로(약 319만원/1유로 1,750원 기준), 벨기에 2,112유로(약 370만원), 네덜란드 2,295유로(약 401만원), 독일 2,343유로(약 410만원), 아일랜드 2,391유로(약 418만원) 등이다. 이 국가들의 물가가 우리보다 훨씬 높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식품 물가에 있어서는 이 국가들의 물가가 우리와 비슷하거나 어떤 것들은 싸기도 하다. 이는 우리의 물가가 임금 수준에 비해 매우 높고 임금은 먹고 살기도 힘들 정도로 낮다는 점을 잘 말해준다.
낮은 최저임금은 명확한 구조적 폭력 사례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계속 바닥을 기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률 문제를 언급하는 이유는 이를 단순히 많은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볼 게 아니라 사회 구조에 의해 가해지는 폭력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지속해 온 현재의 최저임금제를 구조적 폭력의 시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구조적 폭력의 개념을 고안한 요한 갈퉁은 구조적 폭력은 사회 구조를 통해 가해지며 사회적 승자(topdog)의 패자(underdog)에 대한 착취를 통해 나타난다고 언급했다. 그 결과 패자, 다시 말해 폭력의 피해자는 당장 죽음에 이르는 건 아니지만 고통과 질병 등에 시달리고 궁극적으로 수명 단축 등을 경험한다고 주장했다. 법과 제도를 통해 부과되고 지금까지 노동자의 이익보다 기업의 이익을 우선 고려해 온 최저임금제는 이런 설명에 너무 잘 들어맞는다.
구조적 폭력의 설명에서 중요한 점은 많은 사람이 법, 제도, 규제 등을 통해 가하지는 구조적 폭력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그 결과 이를 감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구조적 폭력은 사회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으로 인정되거나 나아가 불가피한 것으로 수용된다. 이 또한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대우와 노동자의 최소한의 삶의 질 보장을 위해 고안됐지만 사실은 적절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노동자의 삶을 위협하는 폭력의 도구가 된 최저임금제의 문제를 잘 설명해준다.
민주주의 국가들이 최저임금제를 실행하고, 나아가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경제 발전의 혜택을 누리고 자본주의 심화로 나타난 극심한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우리가 최저임금제를 실행하는 이유도 이런 목적과 방향에서 어긋나지 않는다. 이런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은 상대적 약자의 이익이 아닌 상대적 강자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구조적 폭력의 도구가 된 최저임금제를 바꿔야 할 가장 큰 이유가 된다. 민주주의 사회도, 평화로운 사회도 누군가를 위해 고안된 법, 제도, 규제 등이 애초의 목적에서 벗어나 폭력적이 됐을 때 이를 얼마나 빨리, 잘 감지하고 개선하는지에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노동자에게 폭력이 된 현재의 최저임금제는 강력한 감시와 개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